16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정근식 후보는 개표율 59.75%(오후 11시 20분 기준)인 가운데, 51.41%(58만9988표)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44.88%(51만5019표)를 얻은 보수진영의 조전혁 후보를 6.53%포인트 차로 앞서 당선이 확실해졌다. 윤호상 후보의 득표율은 3.70%다.
개표 초반 보수세가 짙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개표율이 높아 정 후보와 조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최종 투표율이 23.5%로 낮아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강남 3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구에서 정 후보가 우세를 보였다.
정 후보가 조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따돌리면서 투표를 마감한 지 3시간도 안 돼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정 후보의 득표율은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직이었던 조희연 전 교육감의 최종 득표율 38.1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정 후보의 주요 정책은 조 전 교육감의 정책 중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 생태전환교육 정책 등을 계승하고 교육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서율교육 양극화 지수 개발을 새롭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학력 저하를 보완하고자 기초학력 부진, 경계선 지능, 난독·난산 등을 겪는 학생에게 전문적 진단을 실시하고, 맞춤형 교육을 하는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사회·역사학자 답게 역사 교육을 강조하면서 "역사 교육은 정체성을 형성하는 기초"라며 "교육청에 역사교육위원회를 구성해 더 의미 있는 토론과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23.48%로,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2008년 선거 이래 가장 낮다. 최근 단독으로 실시된 교육감 보궐선거인 지난해 4월 울산시교육감 선거 때의 26.5%보다 3.0% 낮은 수치다.
특히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에 유리하고,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가 유리하다는 정치적 통례가 깨졌다.
결국 유권자들은 뉴라이트 계열의 보수진영 조전혁 후보의 역사관과 전면 개편을 공약한 교육정책 보다 현재의 틀을 유지하되, 취약점을 보완·개선하는 '안정'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가 선거 기간 '뉴라이트 친일교육 심판'을 구호로 내세우며 조 후보와의 차별성과 선명성을 부각한 것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 후보는 독자 출마에 나섰던 최보선 후보와 막판 단일화에 성공해 민주진보 진영의 표 분산을 막은 것도 승리의 한 수였다는 평가다. 보수진영 역시 일찌감치 조 후보로 단일화 했지만, 독자 노선을 걷는 윤호상 후보도 중도보수를 표방하면서 표가 분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진보진영은 조희연 전 교육감이 2014년 선거부터 3선에 성공한 후 이번 보궐선거까지 4연속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정 후보의 임기는 17일부터 2026년 6월 지방선거까지 약 1년 8개월이다. 취임식은 17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박지숙 기자ⓒ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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